[흰머리] 까만머리의 그녀가 떠오르는 날

엄마가 돌아가신 그 때의 나이가 한국 나이로 쉰이었다. 이 세상을 떠나기에는 참 젊은 나이였다. 그 때까지 그녀의 머리에는 흰 머리가 없었다. 그녀는 아주 새카맣고 윤기가 흐르던 머리카락을 지녔었다.

이 세상에서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슬픔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팠고, 그녀의 슬픔을 이해하려는 것보다 오히려 내가 느낄 슬픔에 더 마음이 갔었던 것 같다. 어렸기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다. 내 스스로의 감정에 휩사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약간의 강박증도 있었고. 너무나 쉽게 그녀의 죽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였다. 더 이상 그녀에게 아픔은 없을 것이란 것에 마음을 뺏긴 체 말이다.

그런데 그게 맘처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. 그 이후 아픈 그녀를 바라보는 것보다 더 큰 고통과 내 눈 앞에서 사라져 버린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오랜 시간 동안 내 곁에 머물렸다.

나이가 들면서 그러한 감정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스르르 사라져 가고, 이제 조금은 무덤덤한 마음으로 그 날들을 떠올릴 수 있게 되었지만. 어느 날 갑자기 내 머리카락 속의 흰 머리 한 가닥을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게 그녀였다. 지금 그녀가 내 곁에 있다면 그녀 역시 머리가 하얗게 세어 있겠지. 어떤 모습일까. 내가 나이가 든 만큼 그녀 역시 이제 할머니가 되어 있겠지. 나이 먹어감에 대한 두려움의 크기보다 낯선 그녀를 떠올려야 하는 어려움의 크기가 훨씬 크다. 

내 머리 속의 그녀는 언제나 쉰 살의 그녀이다. 흰 머리 하나 없이 까맣다 못해 새까만 머리카락을 가진. 그녀는 내 나이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. 딸들의 머리에 하얀 머리 한 가닥씩 발견해가면서 그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. 그녀가 보고 싶고 그립다.

[이사]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한다는 것

초등학교 다니던 시절, 학기 초에 연례행사처럼 했던 것 중 하나는 수기로 적힌 등본 제출이었다. 등본을 떼기 위해선 해당 거주지의 사무소에 가서 요청해야 했고, 그러면 등본을 담당하는 공무원은 책상 뒤에 있는 자그마한 공간에 번지 별로 잘 정리되어 있는 등본을 찾아와 복사하고 도장을 찍어 주었다. 이사를 하게 되면 옮긴 주소지 동사무소에 가서 전입신고를... » 내용보기

Doing data science(데이터과학 입문)

Doing Data Science레이철 슈트, 캐시 오닐 지음 / 윤영민, 허선, 전희주, 김정일, 류자현 옮김오랜 기간 동안 몸살을 앓게 한 책.이제 찬찬히 하나하나 보면서 정리를 해봐야겠다. » 내용보기

[책] 장거리 사랑

 장거리 사랑 2012 울리히 벡/엘리자베트 벡-게른스하임 새물결  1999년 "사랑은 지독한,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"이라는 멋진(?) 제목의 책이 출간되었고, 그 때는 이 멋진 책 제목에 끌려서 일단 읽기부터 시작했던 것 같다. 지금 머리 속에 남아 있는 내용은 많지 않지만 말이다. 그리고 ... » 내용보기

[책] 최고의 공부

 최고의 공부(창의성의 천재들에 대한 30년간의 연구보고서) 켄 베인 2013. 4. 25 와이즈베리  2013년 봄학기를 종강하고 난 뒤, 제일 먼저 읽은 책 <최고의 공부>. 종강하자마자 이 책을 읽은 까닭은 새롭게 시작하는 여름방학과 공부시간을 맞이하여 마음을 다잡기 위해서;... » 내용보기